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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가 빈 사람. 서른이 지나고 나서는 시간이 훌쩍 지난다는 옛 언니들 말을 실감하고 있다. 세월이 지나며 부드러워지는 건지, 귀찮아서 대충 타협하는 건지, 더 이상 에너지가 없는 건지. 일을 하는 것 외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좀 더 느슨해진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가운데가 비어버린 사람이 되가는 것 같다. 그냥 듣기 좋은 말을 해주고, 대충 맞장구를 치며 텅텅 빈 시간들을 함께 나눈다. 그리고 즐거웠으니 다음에 또 나누자고 말한다. 내 머릿속에 싱글싱글한 세포들이 톡톡 쏘듯 터져 과즙이 줄줄 나왔을 때. 나도 그랬을 때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하는 말, 태도 그런 것들을 흡수하고 진심이라는 것을 나누고 웃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지레 짐작이 만들어 놓은 편견이 그 사람의 진짜를 볼 수 없게 한다. 그래서 그런건지 서..
마음 지나간 마음이 가슴을 너무 조여 아파오고 새로운 마음은 셀레임에 부풀어 오른다. 하루에 수십번씩 변덕을 부리며 나를 가지고 논다. 언젠간 이 새로운 마음도 낡고 보잘 것 없는 마음이 되면 지나간 마음처럼 떠나버리게 될까? 마음을 떠나 보내는 일은 계속해도 계속 계속 아프다. 많이 해도 결코 익숙해 지지 않는다. 너무나 소중한 사람인데...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마음인데... 소중한 기억을 뒤로하고 또 언젠간 떠나는 마음을 먹는다. 무슨 문제일까?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걸까?
솔직함에 대하여 나는 솔직함에 두려운 것이 없다. 오히려 나의 솔직함에 사람들이 두려워 할까봐 그게 조심스러워진 부분은 있어도. 정직함. 솔직함. 이라는 것에 두렵지 않다. 나의 솔직함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 타인의 솔직함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누군가가 미안해. 니가 이러해서 너와 다시 못 만나겠어. 라고 말을 한다면 내 입장은 아마 이렇게 정리가 될 것 같다. 첫째로 누구냐에 따라 1. 그래. 안녕. (그냥 받아들이는 방향) 2. 왜? 그렇게 생각했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 그리고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없는 문제로 나눠진다. 그것이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문제. 예를 들면 서로의 사고와 성향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사이. 그런 순간에는 나는 그 솔직함을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다. 뭔가..
집요한 사람 나는 정말로 집요하다. 특히나 감정에 대해서는 저 수면 아래 있는 단 하나의 미지수로 남은 감정 한톨한톨 마저 그냥 넘기는 법이 앖다. 존나 쿨하지 못하다. 모든 감정에 대해 흡수하고 이해하고 싶은 욕구가 아주 강하다. 그래서 돌아오는 것이 뭐냐? 병이다. 꼭 몸이 아프다. 그런데 이상하게 몸이 피곤하면 정신은 더욱 잠에 들지 않고 그 끝을 보려는 마음이 더 강해진다. 오늘은 내게 미지수의 감정을 남겨두고 떠났던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보냈던 메일들을 읽어보았다. 참 집요하고 슬프다. 그런 메일을 받은 사람은 도대체 무슨 기분이 들까? 요즘 그 사람을 몇차례 만났었다. 나는 내가 느꼈던, 내가 알고 싶었던 감정에 대해서 잘 숨길 수 있었다. 사실 숨긴다라는 감정표현이 적당하지 않다..
신뢰 한번 깨진 신뢰는. 한번 깨진 그릇과도 같다.
딜레마 어제는 그럴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은 다르다며. 그 딜레마에 대해 사브리스 식구들과 만신창이가 될 지경으로 떠들더니 오늘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함께 나누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 라고 단정지어버린다. 이런 이 변덕을 나는 앞으로 60년을 더 가지고 살아야하는걸까? 나는 사랑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왜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인가 우리는 무슨 괜계인가 사랑이 무엇인가? 사랑에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나는 왜 이런 만행을 저지르는 것일까? 나는 오빠를 사랑하는 것일까? 나는 아무것도 결정내릴 수가 없다. 오늘 내 옆에 있어준 성현이에게 너무나 고맙다. 그리고 나를 힐끄힐끔 몰래 훔쳐본 중국 남자에 대해서. 나는 아무것도 결정짓고 느끼고 싶지가 않다.
먹히고 먹히는 것.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돈을 주고 티비를 설치 했다. 나는 집에 티비가 없다라는 것에 나름대로의 프라이드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 오랜 역사를 깨고 티비라는 것을 들인 것이다. 막상 티비를 설치했는데 볼만한 프로그램은 없었고... 어릴 때나 좋아했던 네셔럴 지오그래픽 (동물의 왕국)을 자주 틀어 놓는다. 새를 피해 몸을 피한 곤충은 결국은 나무늘보 같이 생긴 이상한 동물에게 먹히고, 그 동물은 결국 치타같은 것의 먹잇감이 되어버린다. 새끼 치타를 혼자 두고 간 어미 치타는 그 댓가를 치르게 되고, 결국 먹히지 않는 것은 가장 강한 존재이다. 오랜만에 프레드에게 하우스 쉐어를 제공(?) 했던 오빠를 만나게 되었다. 몇 년만에 내게 메세지를 보내며 근황을 묻길래 굉장히. 열심히 살던 이 오빠는 요즘 어떻..
가벼움. 어떤 날은 내가 무시 했던 사람이 대단해 질때가 있다.그 얄팜함 과 가벼움. 그것이 세상의 모든 무거움을 견디고 선택한 초이스 였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오늘 함오빠가 그랬다.남의 비위만 맞추고 돈만 밝히고 가운데가 텅 비어있는 사람이라고 늘 생각했는데.오빠는 그것보다 더 한 사람이었지만 정말 그런 사람이었다.놀라웠다!인생이 얼마나 허무맹랄하고 슬플까.여자에게 200만원 짜리 옷을 사주면서 얻은 마음이란... 그 마음을 받으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그리고 나는나의 나약함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의지가 부족하다.마음이 여리다.모질지 못하다.타협하지 못한다.
결핍. 난 늘 결핍된 사람처럼. 무엇가를 향해 가진 내 에너지를 모조리 내뿜어 버려야 직성이 풀린다. 이 모든 집착과 집요한 내 고집은결핍에서 온 것 같다. 내게 무엇이 그렇게 결핍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