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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allade of...

어항에서 가출한 시점으로 부터.

어느 순간부터 내 안에 있던 작은 어항속에 니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너를 확인하고 싶었고 너를 들여다 보고싶었지만 그때마다 넌 이미 어항을 빠져나간 상태였다.
언제부터였을까? 왜일까?
글쎄. 내가 널 돌보지 않아서? 먹이를 제때 주지 않았거나, 아프게 해서?
아니면 너가 다른 세상을 보고싶어서 나간 걸까?
나는 그런 너를 내버려두기로했다.
너를 다시 내 안으로 가둬두기엔 이젠 서로 많이 지쳤달까? 여전만큼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 어떤 방법이 최선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널 내버려두었다.
그리고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관찰해봤다.
나는 처음엔 너무 아파했다. 니가 내 어항안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드리는 것, 네 사랑에 내가 만족하지 못한다는 점이.
그렇게 시간이 지나더니 난 더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으며, 너를 기다리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물고기를 찾으면서도 너가 생각나고, 너랑 비교하게 되고, 니가 그립고.
너랑 함께한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아름다워보여서, 나는 끝내 너를 잊지 못했다.
하지만 그 오랜시간의 이별이 무엇을 가져다 줄까?
너와 더 행복한 만남? 더 아름다운 추억? 만날 수 있다면, 언젠간 방법이 생긴다면 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냐.
나는 내 중심으로 돌아와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하고, 그래야만해.

니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네게 최선을 다했고,
너는 그런 사랑을 충분히 받을 만큼 사랑스럽고 유쾌한 사람이었어. 탐.
너를 물고기로 빗대어 미안하지만 너를 보면 물고기가 생각나서.
이제 정말 안녕이야. 나는 이제 니 어항을 버리는 일만 남았는데 차마 그건 못하겠어.
그것 역시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거야.

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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