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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allade of...

가운데가 빈 사람.

서른이 지나고 나서는 시간이 훌쩍 지난다는 옛 언니들 말을 실감하고 있다.
세월이 지나며 부드러워지는 건지, 귀찮아서 대충 타협하는 건지, 더 이상 에너지가 없는 건지.
일을 하는 것 외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좀 더 느슨해진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가운데가 비어버린 사람이 되가는 것 같다.
그냥 듣기 좋은 말을 해주고, 대충 맞장구를 치며 텅텅 빈 시간들을 함께 나눈다.
그리고 즐거웠으니 다음에 또 나누자고 말한다.

내 머릿속에 싱글싱글한 세포들이 톡톡 쏘듯 터져 과즙이 줄줄 나왔을 때.
나도 그랬을 때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하는 말, 태도 그런 것들을 흡수하고 진심이라는 것을 나누고 웃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지레 짐작이 만들어 놓은 편견이 그 사람의 진짜를 볼 수 없게 한다.
그래서 그런건지 서른이 넘으면 모두가 가운데가 뚫리는 건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도 나처럼 좋은 말만하고, 대충 맞장구를 쳐주고, 대충 잘 될거란 막연한 응원을 해준다.
고마워. 즐거웠어. 다음에 또 보자. 잘 지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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